철도노조가 코레일과 성과급 정상화 등 노사 잠정 합의로 총파업 유보 결정을 내린 이달 11일 서울역에서 열차가 정상 운행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고속철도를 통합하겠다는 계획만 덜컥 발표하고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코레일에 흡수당할 처지에 놓인 SR 노동조합은 전면 투쟁을 선언했다.
SR노조는 14일 국토교통부가 고속철도 통합이 필요한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고속철도 통합은 코레일과 SR이 각각 운영하는 고속철도(KTX)와 수서발고속철도(SRT)를 야마토게임방법 합치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르면 내년 3월부터 KTX가 수서역에서 출발하고 연내 운영사까지 통합하는 내용의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추진안)을 이달 9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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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2013년 코레일과 SR을 분리하며 경쟁 효과를 강조하던 국토부가 통합으로 인한 편익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돌연 야마토통기계 통합 일정만 내놨다는 것이다. SR노조는 국토부가 코레일 주장에 기대 궁색한 내용만 내놨다고 비판한다. 국토부는 통합 근거로 △고속철도 운임 10% 인하 △고속철도 좌석 1만6,000석 증가 효과 등을 제시하고는 ‘코레일 주장이기에 검증이 필요하다’고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해고 없이 운임 10% 인하 불가… 좌석 바다이야기사이트 늘어날 수 없어"
그러자 SR노조는 반발하고 나섰다. 먼저 운임 10% 인하는 철도 운영사들 재정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이 연초에는 ‘KTX 운임이 14년간 동결된 만큼, 17%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선, 이제와 운임 인하가 가능하다는 건 억지라는 주장이다. 국토부와 코레일이 주장하는 중복비용 406억 원 중 200억 원 정도는 SR 인건비여서 SR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는 절감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김상수 SR노조 위원장은 “코레일과 SR은 각각 고속철도 매출의 34%, 50%를 선로사용료로 국가철도공단에 내고 있다”며 “KTX열차를 수서역에 투입하면 선로사용료가 더 늘어날 텐데 운임 인하는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SR노조는 고속철도 통합으로 좌석이 대폭 늘어나는 것도 아니라고 분석한다. 김 위원장은 “코레일 주장은 KTX 초기형 열차를 수서역에 투입한다는 것인데 열차 정비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계산에 불과하다”며 “자세히 뜯어보면 서울역 출발 좌석을 8,000석 줄이고 수서역 출발 좌석을 2만4,000석 늘리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 국토부는 ‘운행 계획을 통합해서 짜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도 좌석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검증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SR노조는 국토부가 시류에 따라 통합을 밀어붙인다고 본다. 앞서 박근혜 정부가 고속철도 운영사 분리를 강행할 당시 현 여권과 코레일 노조가 이를 철도 민영화 시도로 판단하고 강력히 반대한 바 있다. 뚜렷한 근거 없이 정부가 분리와 통합을 거듭 추진하며 혼란만 키우는 모양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